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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개월 가량 머물럿던 트라파니는 시칠리 서쪽 끝의 항구 도시이다. 원래는 군사요지여서 도시 전체가 요새들로 둘러쌓여있다. 시칠리 수도인 팔레르모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로 트라파니 자체만으로 그리 큰 도시가 아니어서 모든 곳을 걸어다닐 수 있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그리스 양식과 로마양식 그리고 아프리카, 터키 양식까지 혼합된 건축양식들이 가득한 이 도시의 사람들은 역시 좀 느리고 조금은 게으르다. 시에스타가 남아있어 오후 시간은 거의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도시는 좀 낡고 파괴되었지만 공공 건물인 팔라조에 들어가면 그 안은 매우 화려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작은 도시이지만 매 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고 사람들이 모두 그 행사를 밤 새도록 즐긴다.

막 도착한 6월엔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로코 때문에 무척 습하고 더웠다. 아름다운 염전이 있고 홍학떼가 날아들며 시칠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에리체를 등지고 있는 트라파니는 1~2일 머무를 관광객에게는 별로 큰 감흥이 없겠겠지만 오랜시간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편안한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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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트라파니는 바람이 많이 부는 도시이다. 때문에 도시의 나무들이 저렇게 심하게 꺾여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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