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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부터 1년간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있는 얀반아이크Jan Van Eyck 아카데미에 있다. 

사실 기대하지 않고 apply  했던 곳인데..아무튼 난 한번에 뭐가 되는 게 없다. ^^:)

줄기차게 apply 한 레지던시 중 이곳에 선정된 건 나로서도 의외이긴 한데, 아무래도 진심으로 적은 소개서가 통했던 것 같다.

그 전엔 나가서 어떤 작업을 하고싶어서라기 보단 한국을 떠나있고 싶어서 말도 안되는 기획안을 냈었는데, 이번엔 뽑을라면 뽑아라 란 생각으로 낸 기획안이 통과된 걸 보면 역시 솔직한게 최고인것 같다. 네덜란드도 익숙하지 않았고 마스트리히트란 도시 이름을 외우는데도 시간이 걸렸을 만큼 내겐 익숙하지 않은 도시이다.

네덜란드 남부 아인트호벤에서 가깝고 독일의 아헨과 벨기에의 브뤼셀의 중간에 있어 다른 국가들의 영향을 많이받았다고 한다.

나야 잘 모르지만 전형적인 네덜란드 지방 도시의 모습은 아니라고들 하던데 전형적인 유럽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도시 곳곳에 범상치 않은 건축물이나 뛰어난 생활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아직은 도착한지 채 3일이 되지 않았는데, 저런 현대적인 건축물들에(아카데미 건물고 네덜란드의 유명한 건축가 작품이라고.) 안에는 매우 현대적인 시설과 시골스러운 건물 그리고 정원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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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엔 식당과  프로젝트 공간이 있고 야외 테라스가 연결되어 있다. 지하와 2층은 각종 강당과 랩실(목공, 사진,판화,인쇄 그리고 멀티디어)에 전문가가 상주해 있어서 작가들의 작품을 돕고 있다.  그 공간들을 중심으로 30여명의 작가 스튜디오가 둘러싸있다. 큰 방은 15여폄에서 부터 작은건 10여평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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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내게 배정된 작업실인데 메인 걸물안에 별채같은 곳으로 4명의 작가가 상주했는데 아카데미에서 가장 넒고 아름답다.

이곳을 소개하는 사람이 다들 부러워한다고..(안그래도 다른 작가들이 바꿔달라고 요청이 온다고 하더군. 어림없는 소리!)

방배정은 디렉터가 직접해서 나도 내가 왜 이방을 쓰게됐는지 않수 없지만 정원사가 관리하는 텃밭이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공간이다.

그냥 도시와 공간에 취해서 작업 생각은 집어치우고 싶은데, 제일 좋은 공간을 준 것에 대한 부담감이랄까... 작업 열심히 해야겠다...

 

게다가 매달 큐레이터나 비평가, 갤러리스트, 시인, 철학가와 같은 방문자들이 정해져있어 작가들의 작업실을 돌면서 얘기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의 스튜디오에도 간혹 있는 일이지만 이들처럼 신경쓰며 작가들 작품을 보는 것 같진 않다.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신청하라고 하는데,

일단 방문자들의 이름이 어려워서 이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인지 몰라 좀 망설이고 있다. (정말 네덜란드어 발음은 어렵다. 소개받은 사람들 이름이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어쩔껴..) 

 

도시는 평화롭고 조용한데 반에 작가들을 처음이라 그런지 매우 의욕이 넘친다. 먼저 있던 작가들이 편한 맘으로 오래서 진짜 편하게 왔는데..

이번 기수가 그런가 아님 작가들이 30내 초반이라서 그런가.. 아님 내가 지난 전시들로 지쳐서 그런가 아무튼 좀 빡쎄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이 사람들의 분위기 휩쓸리면 아무래도 했던 작업들을 할 것 같아 다시 평정심을 찾고 내가 하야할 것들이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또  일본 레지던시 이후 4년여 만이라 지난 4년간 영어를 안하고 살아서 사실 지금은 언어 스트래스 때문에 밤엔 무지 피곤하다. 하루종일 사람들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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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에 도시는 정말 너무 아릅답다. 아릅답다른 느낌을 느껴본게 대체 언제 였던가..

솔직히 도시 전체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은 비현실적으로 까지 보인다. 때문에 내 숙소는 작업실과 걸어서 30여분 거리인데 걸어다니는게 전혀 지루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도시가 익숙해지면 자전거를 타야 할 지도 모르지만 일단 자전거 도로가 복잡해 보여서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전형적인 유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방문해도 좋을 도시인것 같다. 독일이나 벨기에, 룩셈부루트, 프랑스가 이동가능한 가까운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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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스러운 건 바로 자연이다.
작은 가정집에도 직접 텃밭들을 가꾸며 정원 솜씨를 뽑내는데, 영화 가위손의 마을 같달까. 아무튼 온통 초록이다. 이렇게 초록이 예뻤었는지 미쳐 몰랐다. 
 
이렇게 아름다룬 공간에서 난 우울한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하려한다. 참.. 아이러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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