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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brillator

7th Aug 2015~ 2nd Sep. 2015

L153 Art company: 서대문구 연희동 116-6 (Seoul, Korea)

https://www.facebook.com/L153ART

tel: +82 2 322 5827

 

이번 기획전이 열리는 전시 공간은 얼마 전까지 아담한 작업 공방이었다. 연희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이 공방은 이번 기획전을 기점으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갤러리 L153’ 의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이 심장 박동을 다시 울리거나 아니면 영원히 해체될 운명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전시 공간과 배치되는 역설을 보여준다. 이번 <제세동기> 전에서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40대 전, 후반의 14명의 작가들이 초대되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각자의 작품들은 그들이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관심사로부터 생산된 작업들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제작 되었으나 아직 외부에(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선보일 기회가 없어 작업실의 어느 구석에 익숙하게 놓여 있던 피붙이 같은 작품들을 내놓는다. 작가들이 그에 대한 애틋함과 현실 사이에서 그의 운명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던 작업들이다.

 

전시는 87일을 시작으로 92일까지 지속된다. 유감스럽게도 전시 종료 후 새 주인을 찾아간작품을 제외하고 남은 작품들은 작가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이런 작품들은 92일 오후 6, 전시 종료와 동시에 작품들은 작가와 헤어져 영원히 해체된다. 각 작품들은 모든 의미를 소실하고 기존의 작업실 공간 대신 분해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 기간은 그들에게 있어서 작품으로서 생존을 연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여기에서 작품을 현존 시킬 수 있는 것은 판매, 즉 자본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전시 기획의 목적과 전시가 행해지는 갤러리의 역할은 상반될 수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작품들이 남는다면 개념에 공백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념이 완성된다면 이 또한 유감스럽게도 작품들이 공백으로 남게 된다. 어떻게든 완강한 현실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전시소개 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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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를 섭외받고 버릴 작업을 고르기 시작하면서 평소엔 작업실을 옮길 때마다 '버려야지, 버려야지..'입에 달고 살았건만,

막상 전시가 끝나고도 팔리지 않는 작업은 버려진다 하니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된다. 

결국 나의 주된 작업 흐름에 벗어났고, 흠이있거나, 옮길 때마다 무거워 한숨짓게 한 작업을 골랐다. 

그래도 미안한 맘에 한 참을 보고 나왔다.

마치 아이를 버리고 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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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거운 가방은 전시를 마치고 파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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