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요즘처럼 복잡한 시대에 사람도, 생각도 가벼워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점점 무거운 것들에 부담이 커지고 내 육체도 버틸 힘이 약해지고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큰 작품들이 주는 중압감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더러 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불안과 현재의 불만, 과거의 그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의문.. 아무래도 규모가 큰 작품이 사람을 휘어잡는 느낌은 매우 분명하게 전달된다.

하지만 문제는 늘 제작 예산과 그리고 보관이다.
대부분의 설치 작가들이 규모가 큰 작품을 꺼려하는 것은 전시 이후의 보관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제작비야 이렇게 저렇게 마련하게 되지만, 이 후에 작품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면 이후 소요되는 보관 경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작비를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규모가 큰 작품은 제작비도 많이 들기 때문에 낭비를 싫어하는 작가는 한번 보여주고 버리는 행위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렇다고 전부 이고지고 있자니 작업할 공간마저 없어지고 있다. 내 팔자야....

이런 모든 어려움을 알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한 9M 높이의 거대 금속 조형물, 'World’s Best'(2016).... 한 마디로 세계최고.
전시 끝내고 벌써 1년 정도 되어가니 제작비의 절반 정도 보관비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크기가 워낙 크다보니 아무리 조립식이지만 미술관 소장품도 여의치가 않다.
이렇게 존재가 부담이 되는 작품들은 많은 작가들이 나름의 규칙이 있다.

딱 세 번. 세 번은 보여주고 버린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는 완전체의 모습으로 지금까지 두 번 전시했다. 이제 남은 한 번.. 과연 나는 마지막 세 번째 전시를 마치고 이 작품을 버릴 수 있을까.
그 전에 기증을 원하는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혹시 이글을 본 누군가가 이 작품을 받아준다면 난 매우 기쁘게 기쁠 것 같다. 이메일로 언제든...)  

이래저래 ‘세계 최고는 너무나 부담스럽다.

http://www.phsoo.com/board_qSoe18/270

 

2017. 1. 10 

 

ps: 좁아터져 작업할 공간도 없구먼.. 이 와중에 누가 버린 책상 서랍을 주워오며 뿌듯해하고 있다. 나 돌았나봐....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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