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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Hunting _2011_marble,stocking_13x13x200cm

달사냥_대리석,스타킹_13x13x200cm_2011

 

이 작업에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예전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료 몇몇이랑 처음 얻은 작업실의 전 주인이 구형태의 흰색 대리석을 두고갔다. 

구형으로 돌을 깎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아끼다 언젠간 작품으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업실을 돌아다니면서 크기에 비해 무거운 이 돌이 거추장스러웠다.

 

버리긴 아깝고 갖고 다니기엔 무겁고 해서 예전에 스튜디오 생활 할 때 다른 작가들 쓰라고 슬그머니 작업실에 밀어놓곤 했지만, 
이 대리석 공은 항상 내게로 되돌아왔고 갖고 있은 지 10년만에 결국은 작품으로 사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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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낮 달'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우연히 발견하는 낮 달을 보면 잊고 지낸 오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갑다.

한편으론 사람들 눈에 띄기 싫어 숨어있고 싶은 달의 속 마음을 느껴지기도 한다.

 

낮 달이 보고 싶다고 해서 어둠을 서두를 수 없듯이, 자연이나 사람이나 원래의 가진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점이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발 억지로, 자신의 아닌 모습으로 살기를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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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이미지

 

작품은 포스코 미술관의 죽은 공간(좁은 작품 보관 공간)에 감추듯 설치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놓쳐버렸는데, 마치 낮 달처럼 몇몇 사람만이 작품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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